2024년3월22일 (금요일)
GUNDAM.INFO BOX GLOBAL SPECIAL PART1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 공개 기념
호시 소이치로 님・후쿠다 미츠오 님 특별 인터뷰
※이 기사에는 "기동전사 건담 SEED",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Hoshi키라 야마토 역의 호시 소이치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Fukuda'SEED 시리즈' 감독인 후쿠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Hoshi어릴 때는 재방송으로 "기동전사 건담"을 보곤 했어요. '지금까지 없던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며 초등학교에서도 화제였기에, 다른 친구들처럼 직접 건프라를 만들기도 했죠. 제 동심 속에는 '동경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건담"이라는 시리즈는 속편이나 신작의 형태로 이어졌고, 성우가 된 후에도 여전히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으로 어느 "건담" 작품의 오디션에 참가했을 때, '이 시리즈와 인연이 생길 것 같아'라고 기대했던 게 생각나네요.
Fukuda저는 "기동전사 건담" 때는 선라이즈※① 소속이어서 처음부터 팬이라기보다는 업계 사람의 관점에서 '굉장한 일을 하는 시대가 됐구나...'라고 생각하며 시리즈를 봤습니다. "건담"은 특별한 콘텐츠여서 단순히 '어린이용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었죠.
Hoshi과거에 "건담" 작품 오디션을 두 번 봤는데 아쉽게도 떨어졌어요. 성우니까 역시 속상했죠. 마침 그 시기에 마찬가지로 선라이즈※①에서 "무한의 리바이어스"라는 작품을 했어요. 그때는 '건담 시리즈'와는 별개로 오리지널 SF 작품도 많이 제작됐는데, 저는 그쪽이 저한테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때에 "기동전사 건담 SEED"의 오디션을 보게 됐죠. 당시 팬으로서 좋아하던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와 "기어 파이터 샤이닝"을 제작하신 후쿠다 씨가 감독을 맡아 주셨고, 캐릭터 디자인은 "스크라이드" 등에서 활약하신 히라이 히사시 씨가 맡아 주셨기에,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어째선지 제작 스태프분들께서도 '꼭 합격하세요!'라며 기대감을 보여 주셨죠. 오디션은 반드시 합격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도전했더니, 절 선택해 주셨고....
Fukuda아슬아슬하게 합격했지만요.
Hoshi나중에 얘기를 들어 보니 최종 오디션에서 꽤 위험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Fukuda호시 씨가 실력이 없었다는 게 아니라, 호시 씨는 그 당시부터 인기가 아주 많았어요. 매주, 매일 TV에서 목소리가 들릴 만큼이었죠. 그래서 주연으로 뽑아도 될지 고민했던 겁니다.
Hoshi다른 작품이랑 겹치는 게 신경 쓰이셨던 거예요?
Fukuda호시 씨는 일주일에 5일 정도 나오고 있었으니까요.
Hoshi아니, 그건 과장이에요. 타이밍 때문에 우연히 방송 시기가 겹친 적은 있었지만요.
Fukuda자칫하면 같은 시기에 다른 방송이랑 주연이 겹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역시 호시 씨가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Hoshi오디션에서는 아스란 역도 지원했는데, 저는 아스란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이시다 씨가 됐는데, 이시다 씨와는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 번 같이 연기한 적이 있어서 굉장히 안심이 됐습니다. 근데 이시다 씨도 당시엔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계셨죠?
Fukuda물론 유명한 작품에 출연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외화 더빙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모로사와※②도 마찬가지로 '아스란 역은 이시다 씨'라는 이미지가 이미 있었어요.
Hoshi그랬어요?! 거의 결정되어 있었다는 건가요.
Fukuda오디션에선 모든 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긴 했습니다. 그래도 처음 이미지대로 이시다 씨로 결정됐다는 거죠.
Hoshi감사합니다. "SEED"에서 연기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요.
Hoshi그때는 녹음 현장에 사람도 많았고 베테랑분들도 많았던 데다, 제가 제일 어렸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매주 키라의 마음과 더욱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음향 감독님이신 우라카미 씨의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데, 우는 장면에서는 가끔 감독님이 요청하시는 부분도 있었죠.
Fukuda'마음이 부서지는 것처럼 울어 달라'고 했습니다. 인간성을 잃어 가는 것처럼요.
Hoshi감독님께 그런 직접적인 지시를 받는 건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연기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내면적인 부분에 관한 지시였고, 그게 저한테도 좀처럼 없던 경험이라, 그런 연기는 지금까지도 그때의 키라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인상적이었죠.
Fukuda'눈물이 나지 않는 울음소리로 울어 달라'고 지시했습니다.
Hoshi그 장면은 여전히 인기가 많네요.
Fukuda그 장면은 전반부의 클라이맥스예요. 호시 씨와 성우분들은 연기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서로 아는 사이고, 거리는 가까운데 두 사람 사이엔 펜스라는 벽이 있죠. 가깝지만 먼 거리감은 이 장면에서도 메워지지 않습니다. 계속 같은 구도가 이어지는데요. 첫 번째 만남, 펜스에서의 만남, 화해하기 위한 만남, 상황마다 회화적인 면에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도록 그렸습니다. 26화는 하나의 클라이맥스였기에, 제목 역시 "키라"였고. 음악은 'Anna ni Issho Datta no ni'(See-Saw)를 썼습니다. 전반부의 내용을 그 장면 속에 집약할 수 있도록 한 거죠.
Hoshi그랬군요.
Fukuda호시 씨는 키라의 매력을 굉장히 잘 끌어내 줬어요.
Hoshi아이고, 감사합니다. 기쁘네요.
Fukuda그 장면 앞부분에 키라가 자기 부모님을 만나러 가지 않는 장면도 좋아요. 만약 부모님을 만나면 '왜 자신을 코디네이터로 만들었어?'라고 물어볼 것 같아서, 키라는 굳이 만나러 가지 않았죠. 프레이에게 '우린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전반부까지 일어났던 다양한 왜곡이 그 회차에서 이어집니다. 저희 제작진도 특히 더 공을 들인 회차였고, 그래서 팬 여러분께도 인상적이지 않았나 합니다. 나머진 호시 씨와 이시다 씨의 연기에 전부 맡겼죠.
Hoshi그렇죠. 키라와 아스란은 친구고, 실은 서로를 이해하고 싶어 하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됩니다. 당시 연기했던 연기자 입장에서도, 그 장면을 보는 것 자체로 감정이 벅차오를 거라고 느꼈습니다.
Hoshi1년 동안 쭉 연기를 하는 일은 최근엔 좀처럼 없죠. 물론 병행해서 여러 일을 했었지만 그 1년 동안은 늘 키라와 함께 있었다는 감각이 들었어요. 작품 속에서 각오를 다지고, 라크스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나누며, 성장해서 프리덤을 탔습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입니다.
Fukuda"SEED"는 작가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난 작품이었습니다. 키라가 무너져 가는 느낌이 좋았어요.
Hoshi전반부의 고통스러운 전개 속에서였죠.
Fukuda후반부도 다른 의미에서 여러 상황 속에 빠지게 됩니다. 니콜과 톨이 목숨을 잃기 전까지, 키라는 뭔가 진지하게 싸우지 않았어요. 두 사람의 죽음으로 그 마음이 변해 가죠. 그게 어떤 비극을 낳는지 몇 번이나 겪고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왜 여기까지 오고 말았을까'라며 안타까워합니다.
Hoshi마지막 대사가 그랬죠.
Fukuda그게 "SEED"의 본질이었어요. 전쟁을 겪고, 누구도 '좋았다'고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Hoshi"SEED" 마지막 부분을 녹음할 때 자연스레 속편 얘기를 들었습니다.
Fukuda그 무렵부터 그런 얘기가 있었죠. 다만 정식으로 결정된 건 아니어서 무우 씨를 죽여 버렸어요.(웃음)
Hoshi아, 그랬던 거군요!
Fukuda그렇습니다.
Fukuda그때 키라의 마음은 부서져 있었어요.
Hoshi부서져 있었다....
Fukuda키라는 그때 감정이 없었어요.
Hoshi맞아요.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대사가 거의 없었어요. 1년 조금 넘게 공백이 있은 후에 녹음을 했는데 "SEED" 최종화에서 연기한 키라로부터는 2년이 지난 상태라 기억을 더듬어 가는 느낌이기도 했고, 어떤 의미로는 리셋해서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Fukuda"DESTINY"에서 키라 연기는 그렇게 하는 게 맞아요. 난감했던 건 캐릭터로서 그의 존재가 너무 강해진 거였죠. 호시 소이치로와 키라의 존재가 'SEED 시리즈'에서 너무 중요해졌어요. 그가 등장하면 다른 캐릭터를 다 잡아먹어 버리니까요.(웃음)
Hoshi그러게요. 거기서 키라까지 감정을 드러냈으면 상황이 더 혼란해질 것 같네요.
Fukuda그리고 아스란과의 균형도 중요했죠. 그는 문제가 닥치면 우왕좌왕하며 종잡을 수 없이 고민하는 캐릭터라 연기의 방향성도 안정되지 않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키라랑 부딪치면 활약이 완전히 묻히니까,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아스란이 헤매는 바람에 부하인 신도 거기에 끌려가고요. 하지만 애초에 아스란을 헤매게 만든 건 카가리고... 그런 식으로 이어지죠. 밸런스를 잡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Fukuda("SEED"에서의 경험을 거쳐) 키라에 대해선 '망가졌다'는 표현밖에 할 수가 없어요. "DESTINY"에서 라크스에 대한 키라의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의존'에 가깝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은 하지 않고, '그녀가 없어지면 나도 죽을 거야'라고 하는 상태죠. 정말로 당시 키라의 정신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Hoshi최초의 스트라이크 건담 때부터 굉장히 애착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이대로 변함없는 스트라이크가 좋아!'라고 생각했을 정도죠. 당시엔 '건담을 하나라도 탈 수 있다면 어릴 적 꿈이 이루어진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에 더해 다양한 건담을 탈 수 있는 행복을 느꼈고, 제각각 애착이 생기게 되었죠. "DESTINY" 당시엔 프리덤 건담이 너무 좋아서 '또 다른 걸 타야 한다니...!'라고 생각했지만, 프리덤을 발전시킨 형태의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이 나타났고, 그게 저에겐 이상적인 형태였습니다.
Fukuda구체적으로 '액션을 이렇게 하고 싶다'보다는 '어떻게 하면 프리덤을 쓰러트릴 수 있을까?'라는 부분을 생각하며 전투 장면을 구상했죠. 그렇다 보니 세세한 액션보다는 전함을 포함한 전술을 중시했습니다.
Fukuda내추럴과 코디네이터 같은 차별은 사람이 억지로 이유를 붙여서 만든 틀입니다. '출생의 차이', '남보다 능력이 뛰어난 자를 향한 질투', 그런 건 현대 사회에서도 있는 일이고 크기는 달라도 사람들이 항상 느끼는 문제죠. 그걸 '좋고' '나쁘다'로 단정하진 않습니다. 그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생명은 '"필요해서" 태어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철저히 유지하고 있어요. 다들 처음엔 사랑에서 태어나는 것이죠.
Fukuda"기동전사 건담 SEED" 및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이 두 작품에선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키라와 아스란이라는 동료 두 사람은 왜 싸워야만 하는가'를 메인 주제로 깔고 있습니다. 그 외엔 각자의 연애나 키라의 어정쩡함 등이 있죠.(웃음)
Hoshi처음부터 시리즈를 시청하며 저희들처럼 열정을 가지고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극장 공개를 앞두고 GUNDAM.INFO에서 지금 "SEED"를 보고 계시는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우선 이 두 작품을 철저히 즐기시고 음미하신 다음에 극장에 들러 주시면 기쁠 거 같습니다.
현재 GUNDAM.INFO 공식 YouTube 채널에서 "기동전사 건담 SEED",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의 최신 정보는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세요!
다음번엔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에 대해 두 분과 인터뷰한 후편의 내용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② 모로사와 치아키: "기동전사 건담 SEED"의 시리즈 구성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