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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위장

네오 월드 캡틴 시티의 마천루에 부유하는 그 물체를 마주한 순간, 서전트 베르데 버스터 건담의 뇌리에 과거의 데이터가 플래시백됐다. 과거의 숙적, 괴도 X인 아르센 건담 X와 함께 포위망을 유유히 돌파했던 사이코로 건담. 나중에 와해했다고는 해도 그때의 굴욕은 지금도 기억 영역을 크게 점령하고 있다.
베르데 버스터는 약간 흐트러진 펄스 메타를 순식간에 평상 수치로 되돌리고 분석을 재개한다. 현재, 거리를 파괴 중인 이 상대는 진짜와는 디테일이 다르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답이 도출된다. 외견을 위장한 정체 모를 적. 제갈량이 알렸던 오보로 무장이 틀림없다.
서전트 베르데 버스터가 레일건을 전개했다. 공격하려던 순간 눈앞에 있던 사이코로 건담의 모습이 변화한다. 꿈틀대던 거대한 몸체가 다음으로 취한 모습은 거대한 원숭이였다. 아니, 아니다. 이것도 오보로 무장의 위장이겠지. 이해하고는 있었으나, 사고 전달에 발생한 약간의 딜레이를 적은 놓치지 않았다. 직후, 베르데 버스터의 시야를 새하얀 충격파가 뒤덮었다.

노부나가와 오공이 달려갔을 때, 이미 캡틴 시티의 한구석은 무너진 잔해가 산을 이루고 있어 그 무시무시한 광경에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 BATTLE로 판명된 것이 있다."
돌아보자 그곳에는 베르데 버스터, 그리고 아르센이 있었다.
"경찰 아저씨! 도둑 아저씨!"
"AJEOSSI는 아니다."
"트레저 헌터다."
공격이 소수점 초 뒤처진 베르데 버스터는 오보로 무장이 쏜 빔 포의 먹잇감이 될 터였다. 하지만 위험했던 찰나 아르센이 그를 구했고, 연계 공격으로 훌륭히 적을 격퇴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내 DATA에 따르면…… 오보로 무장은 상대에 따라 모습을 CHANGE하고 있다. 아마 보는 이의 마음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외견으로 위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베르데 버스터의 말에 따르면 오보로 무장은 아르센에게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고 한다.
"역시 그랬군."
노부나가는 납득했다.
조조와 대치했던 오보로 무장은 과거의 숙적인 여포의 모습. 그리고 벤자민 일행 때는 앤 보니타의 모습이 되어 나타났다고 한다. 보는 이를 동요하게 만들고자 모습을 바꾼다는 베르데 버스터의 고찰은 정곡을 찌른다.
그리고 다름 아닌 노부나가의 눈에도 지금까지 만났던 오보로 무장의 모습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기분 나쁘게 꿈틀댈 뿐, 무언가 명확한 형태를 만드는 일 없이 지금까지 계속 노부나가의 가슴속을 어지럽혔다.

베르데 버스터에게 긴급 통신이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펼쳐진 공간 모니터에 나타난 것은 레지나 월드의 시저 레전드 건담, 그리고 클레오파트라 큐베레이였다.
네오 월드와 같은 시간에 레지나 월드, 나이트 월드, 워리어 월드에도 오보로 무장의 습격이 있었고, 각각 영웅들이 응전하여 어떻게든 격퇴했으나 피해가 막심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오보로 무장의 공격은 시간이 가면서 더 격렬해지는 것 같군."
시저에 이어 클레오파트라가 말한다.
"불길한 꿈을 꾸었습니다. 무사 월드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요......"

클레오파트라의 그 말이 노부나가의 사고를 자극한다.
기억 속에서 꿈틀대는 오보로 무장의 모습이 천천히 명확한 형태를 띠는 것과 동시에, 하나의 추론이 확신으로 바뀌려 한다.
칠흑의 별에서 내려온 오보로 무장.
그 목적은 무사 월드에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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