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공투
"게 Do Luck!"
"뭐?"
"게 요리 전문점이라도 열까 싶군! 방금 가게 이름이 번뜩였다네!"
"아무리 그래도 그런 소리를 할 때는 아니지 않나?"
"으음, 그러'게'! 우하하하!!"
파이러츠 월드의 드넓은 바다.
벤자민 V2 건담, 그리고 에드워드 세컨드 V가 탄 해적선은 거대한 게의 대군에 둘러싸여 있었다. 동료들도 중상을 입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이미 벤자민과 에드워드 둘뿐이다.
결코 가볍게 입을 놀릴 상황은 아니지만 이 호쾌한 성격과 완력이 벤자민의 매력이다. 한편, 가벼워 보이면서도 할 때는 하는 파트너 에드워드. 둘이 함께 바다의 평화를 지켜 왔다.
"보이느냐! 에드워드!"
"그래! 이거, 확실히 빙고야!"
게의 공격을 받아 내며 대화하는 둘의 시선은 어느 지점을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주위를 가득 메운 거대한 게들 너머에서 수상하게 꿈틀대는 모습을 눈치챈 상태였다.
앤 보니타. 전설의 여자 해적. 과거 궁기와 전투를 벌였을 때, 벤자민 일행은 하로를 손에 넣기 위해 그녀의 망령과 칼을 맞대었다.
하지만 그때 보니타는 성불했을 터. 그렇다면 지금 대치하는 상대는 앞서 제갈량이 알려 온 정체 모를 적, 오보로 무장일 것이다. 그 목적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나, 망령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배후에 어떠한 의도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 순간,
하늘에서 한 필의 군마가 내려왔다.
"알았느냐, 애송이! 졸개들은 신경 쓰지 않고 대장만 노린다!"
"응! 나도 알아!"
불꽃 갑옷을 두르고 게들을 발판 삼아 날아오르듯 바다를 달리는 군마. 그 등에 탄 것은 노부나가와 오공이다. 듬직한 조력자들의 참전에 벤자민과 에드워드는 환희하였으나.......
"서두르지 마라, 애송이! 튀어 나가긴 아직 이르다!"
"괜찮아! 나한테 맡겨...... 흐어, 흐으으, 푸에에엣취이!"
첨벙! 멋있게 등장하나 싶었던 것도 잠시, 균형을 잃고 말았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아군뿐 아니라 적인 게들마저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그 천재일우의 기회를 벤자민과 에드워드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 아니야?"
"그래! 가자, 에드워드!"
"자이언트 앵커!"
"블라스트 피버!"
둘이 동시에 날린 공격이 오보로 무장을 덮치며, 이승으로 돌아왔던 보니타의 망령은 안개처럼 흩어졌다.
바다에서 끌어 올려진 노부나가와 오공은 벤자민과 에드워드의 축하연에 동석했다.
"꼴좋다, 오모로 무장 놈! 푸엣취!"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오모로 무장이 아니라 오보로 무장이다."
"그건 그렇고 제법 특이한 조합인데?"
"설마 노부나가와 오공이 함께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네. 우하하!!"
"음.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서 말일세."
킹덤 월드에서 출발한 노부나가는 얼마 가지 않아 쓰러져 있던 오공을 구출했다. 감기 때문에 근두운을 타기가 어려웠다는 것. 그렇게 함께 군마를 타고 이 파이러츠 월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에드워드 일행의 말대로, 과거 노부나가는 다른 이와 함께 여행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삼장에게 부탁을 받았다는 이유도 있긴 하다. 더구나 오공이 가진 위협적인 전투 능력에 더해, 자신의 실력까지 있다면 어떤 강적이라도 손쉽게 쓰러뜨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전 싸움에서는 자신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오공은 명령에 충실히 따르는 가신이 아니다.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도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많은 전장을 거쳐 온 노부나가였으나
"내게도 아직 보지 못한 풍경이 있다는 뜻이겠군."
그렇게 중얼거린 그는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생각을 지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