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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출발

지구로 향하는 무수한 검은 궤적.
그 끝이 돌연 커다란 폭발과 함께 소실됐다.
폭발로 인한 연기 속에 멈춰 선 것은 삼장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
삼장이 가만히 그 자리에서 석장을 들어 올리자 더 큰 충격파가 남은 검은 빛을 차례로 날려 보낸다.
불리하다. 그렇게 생각한 듯 검은빛은 일제히 흩어졌다. 지표면을 향해 서둘러 움직인다.

삼장에게서 도망친 한 줄기의 검은 빛이 지표면에 충돌했다. 그 충격으로 차례차례로 건물이 쓰러지고 주변은 눈 깜짝할 새에 분진과 비명에 휩싸였다. 그리고 잔해 속에서 여포 시난주라 불렸던 무장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 전신은 부산히 꿈틀댔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도망치는 사람들 가운데 단 한 명, 그 자리에 남은 자가 있었다.
"그 몸집. 옛날에 너와 아주 닮은 녀석이 있었지....... 대체 정체가 뭐냐?"
꿈틀거리던 거체는 대답 대신 양손에 무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이거야 원. 오늘은 여기서 오래된 친구와 만나기를 기대했는데 터무니없는 방해를 받게 됐군."
천패 조조 윙 건담이 비상하며 적의 칼을 피하자, 빔이 번쩍인다.
하지만 확실히 들어갔어야 할 일격은 꿈틀대는 적의 신체를 우회하여 다른 곳에 적중한다.
몸 주변의 시공을 비틀어 공격을 회피하는 듯 보인다.
"원거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면!"
조조가 검을 빼 든 그때였다.
"절도 훼작룡천!"
강렬한 일격이 그 몸을 반으로 가른다.
폭발해 사방으로 흩어지는 적의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를 보고 씩 웃음을 띠는 조조.
"너구나, 노부나가."
"오랜만이구나, 조조."

정체 모를 낙하 물체를 분석하던 제갈량 프리덤 건담의 곁에 킹덤 월드의 여러 인사가 모여 있었다. 유비 유니콘 건담을 비롯한 드래곤즈 워치의 단원들이다. 이 자리에 조조와 노부나가도 동석하였다.
"설명했듯이 지금 킹덤 월드의 각지에 출현한 정체불명의 적...... 나는 이것들을 '오보로 무장'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출처는 '칠흑의 별'이었어."
"그렇다면 제갈량, 그건 역시 궁기의......"
- 제가 이어서 이야기하죠.
모니터에 우주 공간의 삼장이 비쳤다.
"아! 삼장이다! 삼장! 삼...... 푸엣취!"
- 오공. 그대는 어디선가 감기에 걸려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유비에게서 들었습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해야 해요.
"괜찮대도! 푸엣취!"
콧물을 튀기는 오공 임펄스 건담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짓는 노부나가. 궁기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과의 싸움 이후 아기로 돌아가 버렸던 오공도 그 뒤로 쑥쑥 성장했다. 얼마 전에 무사 월드에서 만났을 때보다도 더 큰 것 같다.
삼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역시 이 정체 모를 적, 오보로 무장들의 목적은 아직 불명확하지만, 킹덤 월드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구의 각 월드에 낙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낙하 지점은 파이러츠 월드라고 하는데.
"그 오모로 무장인지 뭔지 하는 녀석을 날려버리면 되는 거지! 나한테 맡겨!"
"이봐, 기다려, 오공!"
유비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오공은 뛰어나가 버렸다.
파이러츠 월드의 위기를 못 본 척할 수는 없지만 킹덤 월드를 허술히 비워둘 수도 없다. 유비와 제갈량이 대책을 고안하는 중, 모니터에서 삼장이 그들을 불렀다.
- 노부나가 에피온 건담. 아직은 오보로 무장이 무사 월드에 낙하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부디 오공을 데리고 파이러츠 월드에 가 주지 않으시겠어요?
확실히 어린 오공을 혼자 보내기엔 걱정이 된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자 중에 지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저뿐일 것이었다.
"어쩔 수 없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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