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황폐한 대지를 한 마리의 군마가 나아간다.
말도, 그 등에 올라탄 무사도, 절대 평범하지 않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끝이 없는 힘을 원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야심을 품은 채 무수한 전장을 거쳐 왔다.
바다를 건너고 수많은 걸출과 칼을 맞대고, 그리고 많은 우정을 알았다.
그럼에도 가슴속에 끓어오르는 뜨거운 불꽃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라지기는커녕, 그것은 더 푸르고 조용하게, 하지만 착실하게 그 열기를 더하고 있었다.
말의 다리를 멈추고 별이 뜬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
자신은 왜 이 정도로 힘을 원하게 되었는가.
때로는 어둠에 잠식되어, 나아가야 할 길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잊히는 일 없이 늘 기억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렇다.
그 만남이야말로 모든 것의 원점이었다.
이 가슴의 불꽃이 태어난 순간이었다.
먼 옛날의 광경이 흐릿한 형태로 뇌리를 스친다.
그때였다.
모든 생각을 지우려는 듯이 굉음이 주위를 뒤흔든다.
'!?'
다른 별들보다 훨씬 더 밝은 무언가가 천공을 가르듯 빛의 궤적을 그렸다.
꺼림칙한 그 빛은 재앙의 전조임이 틀림없다.
그것은 다시 시작될 새로운 싸움을 예감하게 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 몸 안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 한층 더 열량을 더했다.
전율과 함께 용솟음치는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천성.
"그런 것인가."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목소리가 밤의 황야를 달렸다.
(계속)